‘마루야마 다카시’가 쓰고, ‘시모마 아야에’가 그림, ‘이마이즈미 다다아키(今泉 忠明)’가 감수한 ‘안타까운 동물사전 2: 재미있는 진화의 신비(おもしろい! 進化のふしぎ 続ざんねんないきもの事典)’는 독특하고 흥미로운 동물들의 모습과 특징을 담은 동물도감이다.

표지

일종의 시리즈로서 1권의 후속작으로 나온 이 책은, 좀 바뀌기도 했지만 일부 저자와 감수자를 유지해서인지 당초의 컨셉을 꽤 잘 유지하고 있다.

얼핏 봤을때는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기도 하지만, 동물의 특징 중에는 꽤나 기묘한 것들이 많다. 그건 인간이 그들이 그러는 이유를 잘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해달이 특정 돌에 마치 집착과 같은 애정을 보이는 것이 그 한 예다. 애착을 가진 물건을 소중히하고, 잃어버렸을 때 상심하는 것까지는 인간적인 관점으로도 나름 이해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끼니까지 거르는 것은 좀 과해 보인다. 핵심은 끼니를 챙기는 것인데, 그걸 수월히 하기위한 일종의 식기구인 돌 때문에 정작 중요한 끼니를 마다하는 황당한 꼴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나무늘보의 생태는 그 자체론 이해할 수 있는 여지가 적지만 충분히 납득할만한 가설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이해할 수 있다. 그 결과가 심지어 몸에 녹조류가 끼게 될 만큼 극도로 느리게 움직이는 것이라 해도 말이다.

책은 이런 여러 동물들의 소위 ‘안타까운 특징’을 소개하는 것을 우선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대게는 주목할만한 특징을 소개하고 그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다는 정도에 그친다. 이런 특징이 있다고 얘기하거나, 혹은 저렇게 오해하고 있지만 사실은 이렇다고 바로 잡아주는 식이다.

그래서 왜 그런지까지는 알 수 없는 게 많다. 재미있는 사실로 흥미를 잘 끌기는 하지만, 그걸 문으로 활용해 더 깊은 곳으로 끌고 들어가는 것까지는 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보다보면 자연히 ‘그래서 왜 그런건데?’라는 등 이어지는 궁금증이 일기 마련인데, 아쉽게도 그런 것들은 이 책을 통해서 해소할 수 없다.

대신, 여러 동물들을 소개하며 생물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것 하나는 확실히 해낸다. 생물에 대해 전혀 모르거나, 생물에 관심이 없던 사람에게 생물의 재미를 알게 하기에는 적당한 책이라는 말이다.

일부는 좀 더 설명을 붙여, 진화라는 관점에서 왜 그런 특징을 갖게 된 것인지를 설명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진화라는 게 언뜻 (게임 등에서의 표현이나) 단어가 주는 느낌처럼 특정한 개체의 기능이 발달하는 것 같은 게 아니라 꾸준한 적응의 결과로 나타나는 일종의 현상같은 것이라는 것도 알게 한다.

단순히 특이한 것들만 소개하는 게 아니라, 이런 생물학의 개념같은 점도 함께 알려주는 것은 꽤나 유익하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