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의 이야기’는 어른들을 위한 우화집이다.

표지

책을 본 첫 느낌은 어디서 많이 본 이야기 같다는 거다. 만약 작가의 전작인 ‘나의 겨울‘을 보았다면, 그건 틀리지 않다. 거기에 나왔던 우화가 여기에도 실려있기 때문이다.

애초에 이 책은 제자가 스승에게 받은 이야기를 출판하는 모양새를 하고있다. 머릿말과 끝말을 그런 내용을 담은, 떠나가버린 스승에게 그림움을 담아 쓴 편지로 대신하면서 꽤나 노골적으로 전작과의 고리를 이어 놓았다.

그렇다고해서 이 책이 전작을 읽어야만 이해할 수 있거나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제자의 편지 부분 역시 소설 등에서 본편의 느낌을 강화하기 위한 장치로 자주 사용하는 것이라 이상하거나 낯선 것도 아니다. 하지만, 전작을 읽었던 사람에겐 자연스럽게 그게 생각나게 해서 괜히 반가운 마음을 갖게 한다. 특히 전작을 보면서 우화 부분만 따로 떼어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지라 더 묘한 느낌이 들었다.

전작과의 고리를 제외하면, 이 책은 꽤 전형적인 우화집이라고 할 수 있다. 우화라고 하면 대다수가 떠올릴만한 이야기의 형식을 띄고 넌지시 교훈이나 생각거리를 던지는 것이 그렇다.

전작으로부터 전해받은 두 편이 나름 밝은 내용이었다면 새롭게 쓴 부분은 대체로 어두워서 살짝 놀라게도 하지만, 우화란 대게 이런거지 싶어 어색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런 기조가 계속해서 이어지는 것이 이 책 속 이야기가 하나의 큰 줄기를 이루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기도 한다.

실제로 마지막 이야기에서 그것을 은근히 암시하기도 한다. 각 이야기는 그 나름대로의 생각할 거리를 담고있을 뿐 아니라 마지막 이야기를 강조하는 역할도 갖고있는 셈이다.

이 이야기는 자연히 우화 바깥에 있는 선생님의 이야기로 이어져서 우화의 메시지가 더 부풀어오르게 하는 효과를 낸다.

구성을 꽤 잘 한 책이다. 전작을 보면서 했던 생각이 가히 틀리지 않았다 싶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