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시티 보안관 디어루’는 블랙홀 청소년 문고 시리즈 27번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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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세계, 메타버스 같은 소재들을 이용한 이 소설은 일종의 SF라고도 할 수 있다. 현실과 가상세계의 경계가 흐릿해할 정도로 발전한 시대를 배경으로 가상세계에서의 실종 사건을 쫒는 이야기는 꽤나 고전적인 SF 작품들을 떠올리게 하면서 나름 흥미를 끈다.

작가가 상상의 나래를 펼쳐 만들어낸 가상세계 유니시티도 나름 매력적이다. 현실처럼 사회 시스템이 완성되어있으며 마치 개별 국가를 이루고 있는 것처럼 구획별로 나뉘어져 서로만의 테마로 조성되어있는 것이나 조금씩 다른 방식으로 돌아가며 맞물려있는 세계는 무엇이든 덧붙일 수 있는 도화지같은 배경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런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하며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게도 한다.

거기에서 보안관인 주인공 ‘디어루’가 보안관이라는 신분을 숨긴채 가상세계 유니시티의 곳곳을 돌아다니며 비밀스럽게 사건을 추적해나가는 이야기는 일종의 형사물이나 모험물의 느낌도 풍기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캐릭터와 활약에 집중하며 여정을 따라가게 만든다.

이야기 구성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어디서 본 것 같은 좀비 게임과 같은 묘사로 시작했던 이야기가 디어루가 수사하는 실종 사건의 단서들과 하나씩 맞아 들어가면서 하나로 합쳐지게 한 것이 꽤 괜찮다.

다만, SF적인 부분은 많이 아쉽다. 메타버스라든가 로그아웃같은 용어들만 그렇게 썼을 뿐이지, 정말 가상세계를 소재로 한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설정 등이 이야기의 주요 전개에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말로 SF적인 소설이라기보다는, SF라는 스킨을 입힌 이세계 판타지에 더 가깝게 느껴진다. 몇몇 부분에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이상해지는 부분까지 있어 더 그렇다.

이전에도 가상세계를 그런 식으로 그린 소설을 보고 안타까웠었는데, 이 소설 역시 SF적으로 받아들이만한 부수적인 설정없이 그저 편리한 장치로써만 가져다 쓴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이 리뷰는 책세상맘수다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