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 사냥꾼(The Vampire Hunters)’는 ‘피트 존슨(Pete Johnson)’의 청소년 뱀파이어 4부작(Vampire Quartet)의 두번째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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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 블로그에서 이어지는 이 소설은, 이제 반-뱀파이어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마르크스가 자신의 변화 그 2부를 겪으면서, 또한 탈룰라의 뱀파이어 찾기에 함께하다 겪는 뱀파이어와의 밀고 당기기를 그리고 있다.

뱀파이어 vs 반-뱀파이어의 싸움은 사실 반-뱀파이어가 압도적으로 불리하다. 뱀파이어는 반-뱀파이어를 (아마도 냄새 등으로) 알아볼 수 있는데 반해, 반-뱀파이어에게는 그런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뱀파이어를 알아볼 수 없는 것은 인간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뱀파이어가 만약 이들을 맘먹고 피하려고만 한다면 얼마든지 피할 수도 있다. 심지어 최면이나 변신 등 다양한 능력까지 있다. 처음부터 뱀파이어의 승기가 더 확실하다는 거다.

다만, 뱀파이어에겐 정신적인 약점이 있다. 너무 자존심이 세다는 거다. 그래서 도망간다는 것은 생각지도 않으며,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을 때엔 그 자체로 큰 타격을 받기도 한다. 그래서 뱀파이어와의 싸움은 육체적인 치고받기 보다는, 얼마나 빨리 상대의 정체를 파악하고 굴복시킬 수 있는 조건을 달성하는가에 달려있다. 일종의 심리게임인 것이다.

저자는 이 둘을 꽤 잘 그려내고 있다. 반-뱀파이어로서의 변화나 그들의 숨겨진 사회에서의 생활 같은 것도 그렇고, 뱀파이어를 쫒고 속이는 과정이나 반전도 나름 잘 살렸다. 이건 앞권에서도 맛보았던 면모이기도 하고, 또 등장인물이 그리 많지 않기에 어느정도는 짐작도 할 수 있어 이것만으로 대단하다 할 것까지는 아니긴 하나, 그래도 그걸 매력적으로 잘 풀어냈기에 시종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그 뿐 아니라, 이야기를 펼치면서 새로운 요소를 뿌리고, 그걸 다음 이야기로 이어지게 하는 것도 꽤 잘했다. 이렇게 한권으로서의 완성도도 나쁘지 않으며, 시리즈로서의 연결성이나 기대감도 갖춘것은 칭찬할 만하다. 그래서 자연히 다음권에선 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하게 만든다. 그건 반-뱀파이어로서 겪는 모험 이야기에 대해서도 그렇지만, 마르크스가 슬쩍 슬쩍 뿌리고 다니는 연애 떡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과연 이후 이것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사뭇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