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클로드 무를르바(Jean-Claude Mourlevat)’의 ‘거꾸로 흐르는 강: 한나와 천년의 새(La Rivière à l’envers: Hannah)’는 한 소녀의 모험을 그린 판타지 소설이다.

표지

‘토멕’의 이야기를 그린 전작의 후속작으로 나온 이 책은, 또 다른 주인공이라고도 할 수 있는 ‘한나’의 모험을 그리고 있다.

원작은 둘의 이야기가 교차되는 형식을 하고 있지만 토멕의 모험만을 1인칭 시점으로 따라가며 그리고 있기 때문에 감춰진 부분이 있었는데, 그걸 후속권을 통해 시원하게 풀어내주기 때문에 전작을 재미있게 봤던 사람이라면 이 책도 충분히 재미있게 볼만하다. 전작이 갖고있던 판타지가 있는 모험기라는 기본적인 정체성은 이 책도 동일하기에 더 그렇다.

원작이 있는 후속권 중에서는 대중들의 평이나 의문, 저자의 아쉬움들이 반영되면서 미묘하게 바뀌거나 기존의 사실을 부정하는 것도 더러 있는데,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꽤 깔끔한 편이다.

그건, 애초에 원작에서 한나의 이야기가 그렇게 많이 나온 것은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전작에서의 이야기를 긍정하면서도 꽤나 자유롭게 새로운 모험들을 써낼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물론 걸리는 게 없는 것은 아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허술한 부분 같은 게 있기 때문이다. 한나가 애초에 여행을 떠난 이유를 상실한 것처럼 보이는 부분이 특히 그렇다. 이는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 이어지는 일종의 옴니버스식 구성을 사용했기때문에 생기는 어쩔 수 없는 한계 같기도 하다.1

이 소설도 전작과 마찬가지로 만화로 만들어졌는데, 소설이 괜찮았다면 이쪽도 추천한다.

만화를 먼저 본 입장으로서, 절로 만화가 떠오를만큼 실로 소설을 충실하게 담았다고 느꼈다.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그런 일반적인 만화보다는, 작화를 충분히 사용한 소설이란 의미에서의 그래픽노블에 가깝기에 꽤나 묘한 보는맛과 읽는 맛이 있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1. 실제로 이건 전체를 가로지르는 핵심 줄기를 가진 옴니버스식 이야기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문제이다. 핵심 줄기만 따라가자니 이야기가 너무 짧아지고, 그렇다고 옴니버스를 이루는 이야기를 늘리면 중한건 제쳐두고 쓸데없는데 정신이 팔렸다는 느낌을 주게되기 때문이다.